여의도연구원 장예찬 부원장이 현 정치 상황 속 국민의힘의 당면 과제와 미래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견해를 밝혔다.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장 부원장은 당의 쇄신 의지를 ‘과거 청산’에 두고,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는 야당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이 겪는 산전수전을 솔직히 언급하며, 견제 기능 상실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보수 정당의 명맥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새로운 당명으로 과거와 단절, 미래를 향한 발걸음
국민의힘의 당명 개정은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선다. 장 부원장은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비극적인 역사를 막지 못했다”는 뼈아픈 반성 위에서,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명 개정 과정에서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손질하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철학과 가치를 재정립하고, 100년을 지향하는 당의 정체성을 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소수 지도부의 결정이 아닌, 당원 전체의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는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첫 단추로 평가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에 대한 문제의식이 충분히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정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당시 여당으로서 민주당의 ‘폭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당정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 당의 책임까지 무겁게 짊어지겠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장 부원장은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윤어게인’은 불가능하다”며, 윤 전 대통령의 잘했던 부분은 계승하되, 잘못은 인정하고 반성하며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사 정치’와의 절연, 내부 기강 확립에 방점
한동훈 전 대표와의 날 선 공방에 대해서는 ‘과거 프레임’에 당을 묶어두는 비겁한 변명을 비판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장 부원장이 언급한 ‘가발과 키높이 구두, 어깨 뽕’ 발언은 한 전 대표의 “다 걸겠다”는 화법에 대응한 정치적 수사라고 설명하며, 한 전 대표가 자신과 가족들의 치부를 윤 전 대통령에게 전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원 게시판 사태의 본질이 ‘가족 명의를 도용한 여론 조작’임에도 사과와 인정을 거부하는 한 전 대표의 태도를 비판하며, 이를 “정치인의 인식이 아니라 법조인의 인식, 검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으로 진단했다. 장 부원장은 국민의힘이 절연해야 할 과거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검사 정치’라며, 원칙과 기강을 바로잡는 것을 전제로 한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훈 문제가 해결되어야 국민의힘이 중도를 확장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할 수 있는 더 넓은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검 공조는 필수, 선거 연대는 ‘시기상조’
개혁신당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동혁 대표와 이준석 대표의 ‘통일교 특검’ 공조 논의에 대해 장 부원장은 “야당이 목숨 걸고 싸워야 할 난제”라며,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태도에 맞서 두 대표가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선거 연대를 지금 논하는 것은 양쪽 당원들의 거부감을 자극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정치 공학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선’자도 꺼내지 않고 특검 연대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역량은 인정하면서도, ‘젯밥’ 생각보다 당장 눈앞의 현안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이혜훈 전 의원 장관 후보자 지명을 ‘보수 분열을 노린 꼼수’로 평가하면서도, 국민의힘 또한 인재 등용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결함이 분명하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인물’은 아무나 쓸 수 없다는 전제를 달며, 한동훈 전 대표 문제를 매듭지으면 새로운 인물들을 만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장 부원장은 여당의 김병기·강선우 공천 헌금 등 부정부패 문제가 국민들의 분노 임계점을 넘는 시기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예측하며, 그전에 국민의힘이 내부 문제를 정리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 전략으로는 부동산과 물가 등 ‘경제 문제’를 부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며 국민을 안심시킬 제도적 대책 마련은 필요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으로 투표를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장예찬 부원장의 발언들은 국민의힘이 현재 직면한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강력히 견제하며 대한민국 정치의 균형추 역할을 다하겠다는 야당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쇄신과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