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도 불붙은 경기 집값…정부 “오를 곳 찍어줬다” 조롱 현실화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삼중 규제를 단행한 경기 12개 지역 중 상당수에서 오히려 아파트값이 서울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부가 집값 오를 곳을 콕 찍어줬다”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왔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규제의 무력함을 입증했습니다.

‘규제 무색’ 용인 수지, 전국 최고 상승률 기록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1200여 세대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난달 말 전용면적 84㎡가 15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재는 16억 원까지 매물이 호가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4.25%에 달해 같은 기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매물을 구경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 가능한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밥 먹고 왔는데도 집을 보러 세 팀이 왔다 갔다. 권해 드릴 물건이 없다”며 품귀 현상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서울 뛰어넘은 경기 8곳…규제가 부른 ‘풍선효과’ 지적

용인 수지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가 삼중 규제로 묶은 경기 12개 지역 중 성남 분당구, 안양 동안구, 광명시 등 무려 8곳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규제 발표 이후 서울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대출이 가능하고 입지가 양호한 경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도심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 단지를 많이 찾다 보니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서울의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경기 지역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오를 곳을 알려준 꼴이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처럼 규제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확대만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설 이전에 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어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