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키우기’ 확률 조작 의혹, 과거 강화된 규제 ‘1호’ 적용될까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메이플 키우기’에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넥슨이 또다시 이용자 신뢰의 시험대에 올랐다. 과거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사건을 계기로 도입된 제도들이 이번 사안의 ‘1호’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복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넥슨의 해명은?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이하 게임협)는 ‘메이플 키우기’ 이용자 1507명의 참여를 받아 넥슨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는 게임 관련 공정위 신고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이용자 동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넥슨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사과문을 통해 어빌리티 최대 수치 미출현 문제를 ‘설정 오류’로 설명하며 관련 소스 코드를 공개했다. 계산식에서 최대 수치 등장 확률이 ‘이하’가 아닌 ‘미만’으로 잘못 설정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서비스 초기 담당 책임자가 신뢰 훼손을 우려해 이용자에게 안내 없이 수정 패치를 진행했으며,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넥슨 측은 “수정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점이 문제”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전사적 관리 체계의 문제를 개별 담당자의 책임으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넥슨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공정위 신고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인지했으며 현재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넥슨은 지난 28일 출시일인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날까지 결제된 모든 유료 상품에 대해 전액 환불을 결정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인 환불 신청 방법과 기간은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넥슨 규제’의 역설… 첫 적용 대상 될까?

이번 ‘메이플 키우기’ 논란은 제도적 상징성 측면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은 공정위 신고와 함께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 이용자 피해 구제센터에도 접수되었는데, 다음 달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인 이 센터의 제1호 접수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에 따라 집단 분쟁 조정 제도가 처음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도 거론된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위반이 ‘고의’로 인정될 경우, 매출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제도가 공교롭게도 과거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사건을 계기로 도입되었다는 사실이다. 넥슨으로 인해 강화된 규제가 다시 넥슨을 대상으로 적용될지 여부가 이번 사안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이철우 게임협 회장 겸 변호사는 “과거 사건은 전사적 고의에 따른 확률 조작이었다면, 이번 사안은 회사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관리·감독 실패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사전에 문제를 인지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관건은 ‘고의’와 ‘과실’ 중 어느 쪽으로 판단이 내려질지에 달렸으며, 넥슨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용자 신뢰 회복을 위한 넥슨의 전액 환불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이플 키우기’ 논란은 단지 하나의 게임 문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넥슨의 문제로 촉발된 새로운 규제들이 다시 넥슨을 통해 그 효력을 시험받게 될 역설적인 상황에서, 과연 이번 사태가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고 게임 산업의 투명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