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매일 공개하는 ‘오늘의 천체 사진(Astronomy Picture of the Day)’에 거대한 가스형 행성 목성이 올해 1월에만 벌써 세 번째 모습을 드러내며 과학계의 깊은 관심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NASA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목성의 고해상도 적외선 사진을 공개하며, 왜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유독 목성이 과학자들을 사로잡는지 그 이유를 다시금 상기시켰습니다. 압도적인 크기와 강력한 자기장,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역동적인 대기는 목성을 태양계의 맏형이자 지구의 든든한 수호자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제임스 웹이 담아낸 목성의 신비: 오로라와 거대 폭풍
25년간 13조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미국, 유럽, 캐나다가 함께 만들어낸 사상 최대 크기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2021년 발사 이후 허블 망원경보다 6배 이상 많은 빛을 수집하며 우주의 경이로운 모습을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적외선 파장으로 촬영된 목성 사진에서는 이전과 달리 어둡게 보이는 목성 위에 남북극에서 밝게 빛나는 오로라와 적도 아래 대적점(Great Red Spot)이 선명하게 포착되었습니다.
대적점은 목성 남반구에서 시속 650㎞ 이상의 속도로 회전하는 거대한 고기압성 폭풍으로, 과거에는 지구의 3배가 넘는 크기였으나 최근 몇 년 새 좌우 방향으로 줄어들어 지구와 비슷한 크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사진 속에서는 목성 주변의 희미한 줄무늬와 함께, 오로라와 위성 이오의 빛이 회절 현상으로 길게 늘어진 모습도 관측되었습니다. 현재까지 95개의 위성이 알려진 목성은 2023년 2월 12개의 위성이 추가 발견되며 토성을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가진 행성이 되었습니다. 특히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한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등의 갈릴레이 위성들이 가장 큰 위성으로 손꼽힙니다.
목성의 대기를 이루는 구름은 대부분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층 대기에서 발생하는 강한 동서풍이 목성의 상징과도 같은 줄무늬를 만들어냅니다. 하강하는 주황색 줄무늬는 벨트(belt), 상승하는 밝은 부분은 존(zone)이라 불리며,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며 수년간 지속되는 거대한 폭풍들을 품고 있습니다.
태양계 맏형 목성: 지구를 수호하는 강력한 중력과 자기장
지름이 지구의 11배, 무게는 300배에 달하는 거대한 가스형 행성 목성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태양을 제외한 태양계 모든 천체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물질을 품고 있는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먼저 생긴 행성으로 추정됩니다. 이 태양계의 맏형답게 목성은 강력한 중력과 자기장으로 동생 행성들을 보호합니다. 우주를 떠돌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와도 도중에 지구보다 2.5배 강력한 목성의 중력에 붙잡히기 쉽습니다.
목성의 자기장은 표면에서 지구의 14~20배에 달하며, 전체 에너지로 따지면 지구의 1만 8천~2만 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다이나모(dynamo) 이론’에 따라 자기장을 형성하지만, 그 원동력은 다릅니다. 지구 외핵의 액체 철과 니켈이 회전하며 자기장을 생성하는 반면, 목성에서는 엄청난 대기 압력으로 인해 금속처럼 전기가 통하는 액체 상태의 수소가 회전하면서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냅니다. 목성은 이 거대한 자기장으로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인 태양풍까지 막아내며 태양계 내에서 지구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심층 탐사로 밝혀지는 목성의 숨겨진 얼굴
NASA는 1970년대부터 목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 끊임없이 관측해왔습니다. 1979년 보이저 1호가 미세 먼지 입자로 이루어진 얇은 고리 3개를 발견한 이래, 2011년 발사된 주노(Juno) 탐사선은 2016년 목성 궤도에 도착하여 더욱 심층적인 비밀들을 밝혀냈습니다. 주노는 목성의 자기장이 지구의 막대자석형 쌍극자와 달리 훨씬 복잡하며, 특히 북극보다 남극에 여러 개의 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전파 관측을 통해 목성 대기의 상층 구름 아래 수백 킬로미터 깊이까지 뚜렷한 대기 구조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노 탐사선은 2021년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를, 이듬해에는 유로파 표면의 골짜기와 충돌구를 상세하게 관찰하며 미래 탐사의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주노의 탐사 결과는 NASA가 2024년 11월 발사할 예정인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유로파 클리퍼는 2030년 목성 궤도에 도착하여, 두꺼운 얼음 지각 아래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천체로 꼽히는 유로파의 표면 26㎞ 상공까지 접근해 고해상도 사진을 찍고 화학 성분을 분석함으로써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제임스 웹과 주노,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유로파 클리퍼의 탐사를 통해 우리는 목성이 품고 있는 태양계의 기원과 생명의 가능성에 대한 더 많은 비밀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태양계의 맏형이자 수호자인 목성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