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개발 인디게임 ‘셰이프 오브 드림즈’, 100만 장 신화의 주역을 만나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을 즐겨 하던 두 대학생의 열정이 모여 탄생한 인디게임 ‘셰이프 오브 드림즈(Shape of Dreams)’가 스팀 출시 약 3개월 반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게임 업계에 놀라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의 전략적인 재미와 로그라이크 액션의 역동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이 게임은, 단 4명으로 구성된 개발팀 ‘리자드 스무디(Lizard Smoothie)’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데일리 노드는 리자드 스무디의 심은섭 대표와 강기표 이사를 직접 만나, 소규모 개발팀의 한계를 넘어 밀리언 셀러 반열에 오른 성공 비결과 그들이 꿈꾸는 게임의 미래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4인 개발팀 ‘리자드 스무디’, MOBA와 로그라이크의 꿈을 빚다

리자드 스무디는 게임과 도마뱀, 그리고 달콤한 음료를 사랑하는 팀입니다. 2023년 1월부터 MOBA와 액션 로그라이크를 결합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를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고 심은섭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리자드 스무디’라는 독특한 이름은 도마뱀을 좋아하는 마음과 함께, 검색 시 오직 자신들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쿼터뷰 시점의 AOS 스타일을 더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8명의 캐릭터와 150개 이상의 스킬을 교체하며 자유로운 빌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여 더욱 풍성한 시너지와 재미를 선사합니다.

심은섭 대표는 히오스 속 ‘아우리엘’ 캐릭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배틀메이지 캐릭터로 재해석했고, 카이팅, 공격력, 주문력, 방어력 등 MOBA 장르의 시스템적인 요소를 적극 차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히오스를 로그라이크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 게임의 출발점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강기표 이사는 개발 초창기부터 MOBA 장르 특유의 ‘한타의 맛’과 같은 전투의 재미가 확실히 느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밀리언 셀러 신화의 비결: 유저 피드백, 타이밍, 그리고 든든한 지원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장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한 것에 대해 심은섭 대표는 “100만 장 판매는 인생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이루게 되어 새롭게 느껴지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게임의 재미와 독창성, 그리고 무엇보다 유저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약 2년간 체험판을 운영하며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을 꾸준히 반영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강기표 이사는 성공에 ‘운’도 따랐다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상업적인 목표보다는 ‘만들어보고 싶은 게임’을 제작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마침 스팀에는 ‘셰이프 오브 드림즈’와 같은 전략 요소를 채용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퇴근 후 가볍게 한 판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는 점이 ‘숏폼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었습니다. 또한, 정부 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었던 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사무실 입주부터 OST 제작에 투입된 경기게임오디션 상금까지, 대학생 신분으로는 얻기 힘들었던 자금을 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입니다. 개발 초기 아트적으로 혹평을 받던 게임이었으나, 네오위즈의 지원을 토대로 아트 담당 직원 2명을 채용하며 비주얼적인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출시 전 QA(품질 보증)와 현지화 과정에서 네오위즈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심은섭 대표는 “네오위즈가 없었다면 게임이 고꾸라질 수도 있었겠다”고 회상하며, 출시 당시 600개에 달하는 버그를 수정했음에도 추가 버그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통해 QA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전했습니다.

‘초월’의 재미를 찾아: 게임 시스템과 피드백 반영의 중요성

MOBA와 로그라이크를 결합한 것을 넘어선 ‘셰이프 오브 드림즈’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기억(스킬)’과 ‘정수(기억 강화 요소)’, 그리고 이를 편집하는 시스템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장르에서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대신, 독자적인 성장 방식을 통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와 자유도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입니다. 플레이를 통해 구상한 시너지를 완성했을 때 오는 쾌감이 게임의 큰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사례로는 WASD 컨트롤 도입이 대표적입니다. 체험판 초기 마우스로만 움직이는 MOBA 방식을 고수했지만, 유저 설문 결과 절반 이상이 WASD 키보드 컨트롤을 요구했습니다. 개발팀의 생각과 달리 WASD를 추가하자 유저층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한, 초기 리스크 오브 레인 2와 같은 선형적인 맵 진행 방식에서 로그라이크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던전 크롤러 방식으로 변경한 것도 유저 피드백을 수용한 결과였습니다. 이는 게임의 재미를 높이고 개발 효율성까지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심은섭 대표는 평가했습니다.

현재 개발팀은 밸런스 조정에 대한 고민이 깊습니다. 강기표 이사는 유저 개인별, 국가별로 원하는 밸런스 성향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유저는 수려한 밸런스를, 중국은 자극적인 재미를, 미국은 유연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중도를 지키면서도 모두를 만족시킬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심은섭 대표는 후반부 생존 빌드의 다양성을 늘리고, ‘냉기 효과’와 같은 탱커용 상태이상 시너지를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개발팀은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핵심 가치를 ‘초월’의 재미로 꼽았습니다. 최종 보스를 깨는 것을 넘어, 보스를 보지 않고 계속해서 플레이하며 ‘게임을 부셔버리는’ 쾌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50%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심은섭 대표는 “패치 방향도 ‘초월’을 막으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초월에 도달하는 여정을 도전적으로 만들되 그 보상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는 ‘재미 원툴’ 기조지만, 앞으로 1년간의 로드맵을 통해 내러티브와 스토리적인 측면을 강화하여 문학적인 관점에서도 깊이 있는 게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 류’를 꿈꾸며: 미래와 동료 개발자에게

100만 장 판매 돌파 이후의 계획에 대해 심은섭 대표는 앞으로 1년간 ‘셰이프 오브 드림즈’ 업데이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엔딩과 신규 캐릭터 추가 등 콘텐츠 확장을 통해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후속작 개발, DLC 추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차기작 개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특히 생존 게임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셰이프 오브 드림즈’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생존 게임을 구상 중이라고 강기표 이사는 귀띔했습니다. 심은섭 대표는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후속작이라면 MOBA와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욱 깊이 파고들어, 미니언, 포탑, PvP 등 다양한 MOBA 요소를 잘 버무리는 방향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를 위해 현재 2명의 개발자를 추가 충원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강기표 이사는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재미있는 게임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꼽힐 정도로 독보적인 게임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심은섭 대표는 더 나아가 “셰이프 오브 드림즈라는 장르로 기억되면 좋겠다”며, 여러 시도와 독창성이 시장과 잘 맞아떨어져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셰이프 오브 드림즈 류’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00만 장 판매를 기록한 개발자로서 동료 개발자들에게 조언해달라는 요청에 심은섭 대표는 “저희가 조언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고 겸손해하면서도, 2년 9개월의 개발 기간 동안 얻은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그는 스팀 시장을 잘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스팀은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곳이기에 인디 개발자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지만, 단순히 게임을 올린다고 성공하는 곳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유튜브처럼 알고리즘을 타고 바이럴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협동’ 키워드가 입소문 마케팅에 매우 강력했다는 것이 리자드 스무디의 경험입니다. 친구와 함께 게임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 넣은 ‘협동’ 기능은, 한 유저가 재미있으면 그 친구에게 추천하고, 다시 지인에게 추천하는 식으로 연쇄적으로 퍼져나가는 힘을 가졌습니다. 이를 깨달은 후에는 협동 플레이가 더욱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중도 참여, 재접속 기능 등을 정식 버전에 추가하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협동 플레이는 공급은 적지만 수요는 항상 높은 스팀 시장의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진 전략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은섭 대표는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어떻게 돌려드릴지 많이 고민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 ‘우주갓겜’으로 불리는 날까지 정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강기표 이사는 “한국의 ‘슈퍼자이언트(Supergiant Games, 하데스 개발사)’가 되고 싶다”며, 현재 ‘제2의 하데스’, ‘제2의 리스크 오브 레인’으로 불리는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언젠가는 ‘제1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 ‘한국의 슈퍼자이언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