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엔화 약세 타고 열흘 연속 고공행진… 1,480원 ‘턱밑’ 공포 재현

서울, 14일 – 원/달러 환율이 일본 엔화 약세 흐름에 편승해 열흘째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1,48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4.6원 오른 1,478.3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말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로 간신히 진정됐던 하락분을 거의 되돌렸다. 이는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엔화 약세, 환율 상승의 주요 동력

최근 원화는 일본 엔화 약세에 강하게 연동되는 양상을 보였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조기 총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엔화 약세에 불을 지폈다. 조기 총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엔화는 더욱 힘을 잃었다.

이날 오전 9시 2분께 엔/달러 환율은 159.275엔까지 치솟으며, 2024년 7월 12일 기록했던 159.442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원/엔 재정환율에도 영향을 미쳐 100엔당 928.33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1.15원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 전망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연말 하락분 되돌림과 시장의 긴장감

이날 원/달러 환율은 3.5원 오른 1,477.2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오전 9시 5분 기준 상승 폭을 확대해 1,478.3원에 도달했다. 현재의 환율이 1,480원에 육박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1,484.9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이는 연말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형성되었던 하락분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음을 의미한다.

국내 요인 외에도 미국 시장의 움직임은 달러 강세에 힘을 실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6%로 시장 전망치(2.8%)를 밑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는 약세로 마감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3% 오른 99.178 수준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열흘 연속 이어진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1,48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 약세라는 외부 요인이 환율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외환 당국이 연말과 같은 추가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지, 혹은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을 기다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속되는 환율 변동성에 대한 시장과 정책 당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