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가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을 중심으로 한 ‘빅3’ 독주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압도적인 초격차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넷마블이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며 3강 구도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3사의 올해(2025년) 연간 영업이익 합계는 약 2조 9,690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성장통을 겪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업계 전반에 걸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압도적인 초격차 실현한 ‘빅3’, 핵심은 ‘IP 경쟁력과 체질 개선’
게임업계의 맏형 넥슨은 올해 연간 매출 4조 5,594억 원, 영업이익 1조 4,112억 원대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2년 연속 ‘매출 4조 클럽’ 입성이 유력하다. 특히 4분기 실적 역시 1조 2,133억 원의 매출과 2,99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10월 출시된 콘솔작 ‘아크 레이더스’와 11월 방치형 RPG ‘메이플스토리 키우기’가 연말 비수기를 정면 돌파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 또한 ‘배틀그라운드’ IP의 글로벌 롱런에 힘입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수성이 확실시된다.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의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1.8% 증가한 3조 3,002억 원, 영업이익을 2.5% 늘어난 1조 2,124억 원으로 추산했다. 외형과 내실 모두 견조한 성장세다. 다만 4분기에는 약 1,000억 원 규모의 사내근로복지기금 및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이 집중 반영되며 수익성이 다소 주춤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비수기 매출 감소와 약 800억 원의 근로복지기금 지급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며, “향후 배틀그라운드 IP의 성장 지속성은 오는 3월 공개될 업데이트 로드맵의 설득력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넷마블은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3강 구도에 쐐기를 박았다. 올해 연간 매출은 2조 7,8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54억 원으로 무려 60.2%나 급증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성장세가 매섭다. 4분기 매출은 7,431억 원(14.5%↑),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196.3%) 급증한 1,044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글로벌 출시된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8월 출시된 ‘뱀피르’ 등의 자체 IP 신작 성과가 4분기에 온기 반영되며 이익률 개선을 이끌었다”며, 자체 IP 비중 확대가 지급수수료 절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평가했다.
성장통 겪는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2026년 반등 노린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연간 매출 1조 5,350억 원(2.7%↑), 영업이익 247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1,092억 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의 기대보다는 흑자 폭이 크지 않은데, 이는 회계적 요인이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돼 초기 흥행에 성공한 ‘아이온2’의 실적이 4분기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상당액이 2026년 1분기로 이연되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장부상 반영되지 않은 이연 매출 규모를 약 28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어, 실질적인 성과는 내년 1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성장통을 겪으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연간 매출은 4,7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405억 원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신작 공백이 길어지며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하향 안정화를 방어하지 못한 탓이다. 4분기 역시 매출 1,067억 원, 영업적자 125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2025년의 부진보다 2026년의 잠재력에 쏠려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오딘Q’,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9종의 대형 신작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 작업을 마친 만큼, 신작이 흥행할 경우 가파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2026년 공들인 작품들을 출시하면 흥행 성공 시 강력한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계는 명확한 양극화 현상 속에 놓여 있다. ‘빅3’는 강력한 IP와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독주 체제를 강화하며 전례 없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성장통을 겪는 중위권 기업들은 뼈를 깎는 비용 효율화와 대형 신작 출시를 통해 내년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향후 국내 게임 시장의 경쟁 구도는 각 기업의 신작 성과와 핵심 IP의 지속 가능성에 따라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