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위해 캐나다 현지에서 대규모 ‘산업 동맹’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핵심 평가 요소로 삼는 ‘절충교역’을 활용, 잠수함 사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우주, AI, 희토류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 핵심 ‘절충교역’, 자동차 산업 협력으로 입증
산업통상부는 2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한-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을 개최하며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캐나다 정부가 해외 무기 도입 시 기술 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등 반대급부를 받는 ‘절충교역’을 사업자 선정의 핵심 평가 요소로 삼는 만큼, 이번 포럼은 한국 정부와 기업의 강력한 산업 협력 의지를 입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포럼 1부에서는 캐나다가 절충교역으로 가장 선호하는 분야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을 주제로 ‘한-캐나다 자동차 산업협력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한국 측 주요 인사와 필립 제닝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 캐나다 연방 및 주정부 관계자가 함께했다. 양국은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김정관 장관은 “자동차 산업은 양국을 관통하는 핵심 기간산업으로, 양국 자동차 업계가 함께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철강, 방산 넘어 우주·AI·희토류…첨단 전략산업 MOU 대거 체결
이번 포럼에서는 잠수함 사업뿐만 아니라 양국의 핵심 산업 분야에서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되며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구체적으로는 ▲철강 분야에서 한화오션-Algoma Steel ▲저궤도 위성 분야에서 한화시스템-Telesat 및 한화시스템-MDA ▲AI 분야에서 한화오션-한화시스템-Cohere ▲첨단 센서 분야에서 한화시스템-PVLabs ▲희토류 개발 분야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Torngat Metals 간의 협약이 이루어졌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기업 간 MOU 체결을 통해 철강, 방산, 우주, AI, 희토류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은 이미 캐나다를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양국 간 협력 확대가 공급망 안정성 강화, 상호 일자리 창출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EO 대화로 경제 안보 동맹 다져…정책적 지원까지 모색
이날 포럼 2부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캐나다 기업연합회(BCC)가 주최하는 제3차 ‘한-캐 CEO 대화’가 개최되어 양국 경제계의 핵심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상호 협력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한국 기업 12곳과 캐나다 기업 9곳의 CEO급 등 30여 명이 참석해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전망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손재일 한화시스템 사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한국의 글로벌 공급망 핵심 전략기업 고위 관계자들이 자리했으며, 캐나다 측에서는 골디 하이더 BCC CEO와 메간 로치 루츠 CEO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양국 정부 인사가 임석한 가운데 경제 안보 동맹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한국 기업의 캐나다 현지 진출을 위한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경협 사절단은 토론토 일정을 마친 후 수도 오타와로 이동, 마닌더 시두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적 관심을 요청하고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캐나다 현지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상시화와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한국과 캐나다가 단순한 교역 파트너가 아닌 산업과 안보, 공급망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캐나다 현지 총력전은 단순한 잠수함 수주를 넘어, 양국이 미래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 안보를 함께 구축하는 ‘경제 안보 동맹’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캐나다의 풍부한 자원 및 혁신 역량이 시너지를 창출하며,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속에서 상호 호혜적인 미래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