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은 ‘반도체 큰 손’, 개인은 ‘테마주 쏠림’…엇갈린 투자 행보

국내 증시에서 주요 투자 주체들의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큰 손’으로 불리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성장 기대와 테마성을 겸비한 종목들을 폭넓게 담으며 각기 다른 투자 전략을 펼쳤다. 이는 투자자별 역할 분담이 명확해진 한 해였음을 시사한다.

‘큰 손’의 선택: 코스피 대형주와 반도체 집중

한국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조 원, 19조 7,000억 원을 순매도했으나, 기관은 18조 2,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지지했다. 특히 외국인은 연간 순매도 우위에도 불구하고 5월부터 10월까지(8월 제외) 19조 5,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목별 선호도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본주(9조 5,596억 원)와 우선주(1조 8,782억 원)를 합쳐 11조 원 이상을 사들였다. 한국전력(1조 4,903억 원), 카카오(9,42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9,065억 원) 등도 주요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5조 4,254억 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며, 삼성전자(2조 7,523억 원)와 삼성전자우(6,043억 원) 역시 대규모로 담았다. 또한, KB금융(1조 7,021억 원), 신한지주(1조 3,731억 원) 등 금융주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으며, LG에너지솔루션(1조 903억 원)과 SK스퀘어(9,403억 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되었다.

개인 투자자, 코스닥과 테마주에서 기회 모색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9조 1,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 1,000억 원, 기관은 7,000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두나무 인수 소식으로 주목받았던 NAVER로, 3조 3,546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2조 1,464억 원), 삼성SDI(1조 8,167억 원), 한화오션(1조 2,375억 원) 등도 1조 원 이상의 순매수 규모를 보였다. 이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8,886억 원), SK텔레콤(8,636억 원), 삼성에피스홀딩스(8,192억 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이는 개인이 업황 회복 기대와 테마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음을 나타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수급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은 실적 가시성과 유동성이 높은 종목 위주로 접근했고, 개인은 업황 회복 기대와 테마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했다”며 “투자 주체별 역할 분담이 뚜렷해진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각 투자 주체들의 명확히 갈린 전략은 향후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