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인 인텔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1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7% 넘게 폭락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텔의 미래를 두고 극명하게 엇갈리는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공사 중인 맛집’처럼,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당장 손님을 완벽하게 맞이할 준비가 덜 된 인텔의 현 상황을 두고 다양한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상 밖 주가 폭락, 월가 반응은 극과 극
인텔의 주가 폭락 이후 월가의 시선은 복잡하게 엇갈렸습니다. 스티펠은 목표주가를 35달러에서 42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작년 3월 취임한 립부 탄 CEO 체제 하에서 하반기 첫 인베스터 데이가 인텔의 운명을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1분기 가이던스에서 드러난 공급 제약 문제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긍정적인 시각은 에버코어 ISI에서도 나왔습니다. 목표주가를 45달러로 올리며 인텔의 ‘실행력 개선’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특히 4분기 매출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맞춤형 에이직 매출이 전년 대비 50% 성장한 점을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트랜지스터 기술 격차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부담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TSMC나 삼성전자와의 간극을 좁히고 외부 고객을 유치하기까지 수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씨티은행은 1분기 가이던스 쇼크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50달러에서 48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중립’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인텔의 14A 공정 대량 양산이 2028년 말에서 2029년 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18A 수율이 60% 이상으로 삼성전자 예상을 앞서는 긍정적 신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TSMC의 2나노 공정 초기 수율(70~80%)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기술적 자신감이 실제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2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신중론을 펼쳤습니다.
‘공사 중인 맛집’, 인텔의 치명적 결함과 잠재력
제프리스는 인텔의 현 주가 하락을 단순한 일시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결과로 강하게 비판하며 목표가를 45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제프리스는 인텔이 직면한 세 가지 치명적인 결함을 꼽았습니다. 첫째, 경쟁사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동안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모호한 AI 전략’입니다. 둘째, 서버 수요가 강함에도 마진 회복 시점이 또다시 늦춰진 것은 경영진의 실행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점입니다. 셋째,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사업이 실제 매출로 연결될 통로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유’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가장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키뱅크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60달러에서 65달러로 높여 잡으며 인텔의 강력한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키뱅크가 자신감을 보이는 첫 번째 이유는 ‘데이터센터 부문의 강력한 반등’입니다. 또한, 1분기 가이던스가 낮아진 것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피크 제약’, 즉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하반기 공급이 풀릴 때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애플 수주, 인텔 부활의 마지막 퍼즐 될까?
키뱅크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 꼽은 것은 바로 ‘애플 수주 가능성’입니다. 키뱅크는 인텔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지만, 자체 채널 확인 결과 애플이 인텔의 18A 공정을 통해 저사양 M시리즈 칩을 생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애플이라는 거대 고객사가 인텔 파운드리에 합류하는 순간, 인텔은 TSMC를 위협하는 진정한 넘버2 파운드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인텔 투자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인텔은 지금 ‘공사 중인 맛집’과 같습니다.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지만, 주방 화구가 모자라 음식을 제때 내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2026년 하반기, 주방 확장이 완료되었을 때 과연 애플이라는 VIP 손님을 맞이할 수 있을지가 인텔 투자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월가 분석가들의 엇갈리는 전망 속에서 인텔이 어떤 미래를 그려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