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와 판촉물 규제 강화로 인해 제약업계의 영업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요 제약사들이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 마케팅 전략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유통 및 영업 협업을 확대하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올해 들어 더욱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한미약품,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로 포트폴리오 확장
한미약품은 다양한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부터 한독테바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아조비 프리필드시린지주’와 ‘아조비 오토인젝터주’의 국내 유통 및 판촉 활동을 전담하며 신경계 치료제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혁신 치료제의 국내 시장 안정적 공급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체결한 유통·판매 업무 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또한, 한미약품은 이달 7일 한국페링제약과 야간뇨·야뇨증 치료제 ‘미니린-녹더나’의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공급과 유통은 한미약품이 맡고, 병·의원 대상 영업과 마케팅은 한미약품이, 종합병원 영업은 한국페링제약이 각각 담당하는 형태다. 같은 날 비보존제약과도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의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한미약품의 병원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300병상 이하 중형 병원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은 지난해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스피리바’ 계열 3종에 대한 국내 유통·판매 계약을, 7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골질환 치료제 ‘오보덴스’의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처럼 자체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전략적 공동 마케팅 모델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우수한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도 ‘연대’…만성질환 시장 경쟁력 제고
대원제약 또한 공동 마케팅 대열에 합류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대원제약은 지난 6일 셀트리온제약과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정’, ‘이달비클로정’, 신제품 ‘이달디핀정’ 등 3종에 대한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고지혈증 복합제 ‘타바로젯’이 제네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달비 패밀리’ 판권을 확보하여 순환기계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압박, ‘공동 마케팅’은 생존 전략
업계는 공동 마케팅 확산의 배경으로 올해부터 시행되는 판촉물 제공 제한과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을 꼽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 개정에 따라 이달부터 ‘제품명 판촉물’ 제공이 제한돼 제약사 홀로 영업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약가를 40% 인하할 경우 1조 2천억 원 이상 매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올해는 공동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별 제약사의 영업 활동이 위축되고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에서, 공동 마케팅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선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규제 강화와 약가 인하 압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제약업계는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 모델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제약업계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