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음 10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각광

포브스, 한국의 선제적 규제와 기업 채택 속도 주목

향후 10년간 한국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조기 도입, 선제적 규제, 빠른 기업 채택 속도를 바탕으로 차세대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포브스는 ‘왜 한국이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시장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이 과거 높은 거래량과 알트코인 사이클,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높았던 ‘김치 프리미엄’으로 기억되었던 시기를 넘어, 이제는 더욱 성숙하고 준비된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선제적 도입과 독자적인 시장 성장

한국은 대부분의 국가가 암호화폐의 잠재력을 인지하기도 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 혁신을 빠르게 수용했습니다. 이러한 조기 도입은 깊이 있는 초기 사용자 기반을 형성했으며, 이는 다른 어떤 국가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자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2013년 코빗을 시작으로 빗썸(2014년), 업비트(2017년) 등 주요 거래소들이 일찍이 문을 열면서, 암호화폐는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된 재테크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2017년 ICO(암호화폐 공개) 열풍과 비트코인 반감기가 겹치면서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되었고, 이는 암호화폐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한국을 2025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 15위로 평가하며,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디지털 자산의 대중 침투율이 상당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규제 선도와 투자자 보호의 균형

한국 정부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거래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정비했습니다. 2017년 ICO 붐 이후 발생한 시장 혼란과 투자자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실명확인 입출금(실명계좌) 제도를 도입하며 자금세탁 및 허수 거래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선제적 규제는 한국 시장을 ‘규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2022년 테라-루나 붕괴 사태로 인해 국내외 신뢰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를 계기로 규제 당국은 상장, 공시, 자산 보관 기준을 더욱 엄격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증권형 토큰(STO)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거래 안전 장치를 강화하면서도 산업 위축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 중입니다. 암호화폐 투자자 수가 6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인지한 정치권 역시 블록체인 산업 지원 정책을 공약에 담는 등, 투자자 보호와 시장 성장을 병행하는 점진적 개선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관 참여 확대와 미래 시장 선점

현재 한국의 암호화폐 채택은 개인 투자 중심 단계에서 벗어나, 기업 및 기관 주도의 인프라 구축 단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자산 수탁, 토큰화 증권, 블록체인 기반 결제 및 청산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는 채권·부동산 등을 소규모로 분할 발행하는 증권형 토큰 샌드박스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는 향후 대규모 토큰화 시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준비로 평가됩니다.

포브스는 한국이 성숙한 규제 프레임워크, 적극적인 기관 참여,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기업들의 높은 관심, 그리고 견고한 개발자 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한국은 대부분의 국가보다 디지털 자산의 다음 단계를 형성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시장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유럽이나 북미처럼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수준과의 정합성, 특히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세부 감독 규칙 정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투자자 보호 및 자금세탁 방지 기준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맞추는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 실험을 허용하는 유연한 규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종합적으로 포브스는 “다음 10년간 암호화폐가 기업 채택, 규제 명확성, 빠른 소비자 실험으로 형성된다면 한국은 이미 잘 준비되어 리드할 위치에 있다”며, 다가올 암호화폐의 황금기에 한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