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F&B 시장 새판 짜는 더본코리아, K콘텐츠와 시너지 낼까

K-콘텐츠의 전 세계적인 열풍을 등에 업고 더본코리아가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을 시험대에 올렸다. 개별 점포를 하나씩 여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드라마와 음악 등 K-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쇼핑몰의 식음료(F&B) 구역에 복수 브랜드를 동시다발적으로 입점시키는 전략이다. 이는 콘텐츠, 부동산, 유통이 결합된 K-콘텐츠 복합몰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외 매출 제자리걸음…전략 전환의 배경

더본코리아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5개국에서 162개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왔다. 특히 미국 40개, 인도네시아 21개, 필리핀 21개, 일본 20개 등 아시아 지역에 매장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해외 점포 수가 156개에서 162개로 큰 변화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기존의 개별 프랜차이즈 방식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직영 매장은 본사의 직접 관리로 비용 부담이 크고 현지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해외 매출 정체라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K-콘텐츠 복합몰, 더본코리아 해외 공략의 새 무대

더본코리아의 새로운 해외 전략 핵심은 K-콘텐츠, 부동산, 유통 기반의 복합몰 모델에 F&B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이다. K-팝과 K-드라마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쇼핑몰의 식음료 존을 묶음 단위로 맡아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빽다방’ 등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쇼핑몰이라는 안정적인 부동산 플랫폼, K-콘텐츠 기반의 강력한 집객력, 그리고 F&B 유통망을 한 번에 확보하는 효과를 노린다. 이미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대형 쇼핑몰에 단일 브랜드로 입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K-콘텐츠 복합몰에서 자사 브랜드를 묶음으로 선보이는 사업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의 바탕에는 K-콘텐츠가 촉발한 한국 음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깔려있다.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푸드 체험 수요가 급증하면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스낵, 라면, 소스류 등 K-푸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나선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1과 시즌2가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회사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도 기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와 연계하는 방식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에서 봤던 경험을 체험하는 것으로, K-푸드 확산을 위한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이를 국내 강남 논현·교대 일대에 한신포차 등 계열 브랜드를 집중 배치해 상권을 장악했던 ‘브랜드 클러스터링’ 전략을 해외 쇼핑몰로 확장하는 형태로 해석하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로 해외 확장 가속화

더본코리아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운영권을 현지 파트너에게 통째로 맡기고, 본사는 상표와 레시피, 운영 매뉴얼 등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지 파트너가 개별 가맹점 모집, 출점, 운영을 주도하고, 더본코리아는 개설 시 가맹금, 계약금 및 매출 연동 로열티를 받는다. K-푸드 인기로 한국 외식 브랜드를 유치하려는 해외 사업자가 늘면서, 마스터프랜차이즈는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종원 대표 역시 지난 2024년 10월 상장 간담회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전략을 사용하면 해외에서 매장 수가 극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 확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K-콘텐츠의 파급력과 시너지를 노린 더본코리아의 새로운 해외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K-푸드의 세계화라는 백종원 대표의 꿈이 새로운 방식으로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