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대전, 마운자로 압도적 선두…위고비 역전극 펼칠까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격변하고 있습니다. 한때 시장을 선도했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를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가 빠르게 추격하며 선두 자리를 꿰찬 것입니다. 미국 최대 비만치료제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마운자로의 처방 건수가 위고비를 넘어서며 업계 1위 제품으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복용 편의성과 새로운 작용 기전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마운자로, 美·韓 시장 장악…비만치료제 판도 변화

한때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의 문을 열며 선두를 달렸던 위고비는 높은 대중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기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러나 체중 감량 효과에서 마운자로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의료데이터 분석 기업 트루베타 연구팀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미국에서 비만치료 목적으로 신규 처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 수는 티르제파티드(30만8436명)가 세마글루티드(26만8191명)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연간 신규 처방 환자 기준으로 두 약물의 순위가 뒤바뀌는 첫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마운자로의 강세는 한국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출시 넉 달 만에 처방 10만 건에 육박하며 기존 1위 위고비를 추월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9만7000여 건으로 전월 대비 23% 이상 증가했으며, 출시 첫 달인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급증한 수치입니다. 반면 위고비 처방 건수는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장기 복용 편의성,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은 이제 장기 치료 단계로 접어들면서 단순한 시장 선점을 넘어 체중 감량 효과의 격차와 복용·투여 편의성 개선을 둘러싼 정면 승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고도 60일 이내 실제로 약을 수령한 비율이 47.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초기 확산 단계를 지나 장기 복용 환자 중심의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비만 적응증의 경우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고 약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처방이 실제 복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환자의 복용·투여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핵심 경쟁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효능 경쟁 가열…신기술로 무장한 차세대 약물 각축전

체중 감량 효과의 절대적 우위를 둘러싼 경쟁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일라이 릴리가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마운자로는 고용량 투여 시 평균 체중 감소율이 약 21%에 달해 위고비의 주요 임상 결과(약 15%)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알려지면서 마운자로에 대한 환자 선호도는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현재 마운자로가 채택한 GLP-1·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 이중작용제보다 한 단계 발전한 삼중작용제 기전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주도권 싸움은 더욱 가열될 전망입니다.

업계 1위 탈환을 노리는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 약물로 반격에 나섭니다. 주 1회 주사제 중심의 시장 구도를 흔들기 위해 ‘알약 형태의 위고비’인 경구용 세마글루티드의 비만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만 치료를 목표로 한 경구용 세마글루티드는 지난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올해 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노보 노디스크는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복합 기전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세마글루티드와 아밀린 작용제를 결합한 복합제 후보물질 ‘카그리세마(CagriSema)’를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이는 승인될 경우 최초의 GLP-1·아밀린 복합 비만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혁신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