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피지컬 AI’ 격동 속 반도체 패권 경쟁 가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막을 내리면서 ‘피지컬 AI(Physical AI)’가 새로운 시대를 열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등 물리적 현실 세계와 연결되는 피지컬 AI 기술의 발전은 관련 인공지능(AI) 칩과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둘러싼 반도체 업계의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특히 CES 2026은 이 격전의 서막을 알리는 무대가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AI 컴퓨팅 플랫폼, 엔비디아와 AMD의 양강 구도

AI 연산의 핵심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와 AMD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엔비디아는 CES 2026에서 차세대 슈퍼칩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공개하며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36개의 CPU ‘베라’와 72개의 GPU ‘루빈’을 결합한 이 플랫폼은 기존 제품 대비 추론 성능이 최대 5배 향상되고, 동일 작업 기준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될 수 있다고 엔비디아는 강조했습니다. 이는 실시간 판단이 중요한 자율주행 및 로봇 분야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맞서 AMD는 대규모 AI 인프라 시장을 목표로 한 ‘헬리오스(Helios)’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헬리오스는 차세대 GPU ‘인스팅트 MI455’ 72개와 데이터센터용 CPU ‘베니스’ 18개를 하나의 랙 단위로 통합 설계한 고집적 시스템입니다. AMD는 헬리오스를 통해 대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HBM 시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각축전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AI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기술력으로 뜨거운 각축전을 예고했습니다. 양사는 CES 2026에서 차세대 HBM4를 비롯한 다양한 AI 메모리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삼성전자는 HBM4와 함께 저전력 D램(LPDDR) 기반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SOCAMM2, 업계 최초의 차세대 모바일 D램 LPDDR6, 고성능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PM9E1, 차량용 SSD 등을 선보이며 AI 서버부터 차량, 모바일에 이르는 확장된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과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업계 최고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HBM4 12단 36GB의 후속 모델인 HBM4 16단 48GB를 개발 중임을 밝히며 기술력을 뽐냈습니다. 이와 더불어 SOCAMM2, LPDDR6, 321단 2Tb QLC 낸드 등을 공개하며 AI 데이터센터 및 피지컬 AI 환경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가 요구하는 실시간 판단과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CPU, GPU, HBM 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AI 모델 성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설계와 메모리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CES 2026은 AI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 무대”라고 평가했습니다. 물리적 세상과 AI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반도체 기업들의 패권 다툼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