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달러 맥북, 과연 ‘애플스러운’ 선택일까?

올여름 한 차례 등장했던 ‘599달러 보급형 맥북’ 루머가 최근 몇 주 사이 다시금 I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88만 원(약 599달러)이라는 가격표는 언뜻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과연 이 보급형 모델이 우리가 기대하는 ‘맥북다운 경험’을 온전히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가격대의 맥북을 구매할 계획이 없습니다. 현재 시장에 널린 윈도우 PC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쌀 뿐 아니라, 동시에 지금의 맥북이 가진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기에는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가격 경쟁에 나선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이미 299달러짜리 윈도우 노트북이나 599~699달러대의 최신 GPU 탑재 게이밍 노트북이 즐비한 시장에서 저가형 맥북의 매력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폰용 칩셋을 그대로 노트북에 넣는다는 루머 역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현재까지 ‘루머’에 불과하며, 애플은 아직 어떤 세부 정보도 공식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가격이 699달러가 될 수도 있고, 여러 모델이 동시에 출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 윈도우와 크롬북의 험난한 벽

솔직히 말해 599달러짜리 맥북은 ‘가성비’로 평가받는 윈도우 노트북들과 직접 경쟁하는 제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노트북 시장 전체로 보면 599달러는 중간 가격대에 속합니다. 하지만 500달러 이하 ‘최고의 노트북’ 목록을 살펴보면, 299달러짜리 에이서 제품과 139달러짜리 에이수스 크롬북이 추천 목록에 오르는 등, 저가 시장의 경쟁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합니다.

애플 하드웨어는 할인 폭이 크지 않고, 중고 제품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편입니다. 윈도우 PC처럼 몇 달 만에 499달러에서 299달러로 떨어지는 대폭 할인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저가형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윈도우 PC나 크롬북이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게이밍 성능 역시 맥북의 약점입니다. 윈도우는 여전히 PC 게임의 핵심 플랫폼이며, 이 가격대에서는 전용 GPU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습니다. PCWorld의 ‘최고의 게이밍 노트북’ 목록에는 699달러짜리 엔비디아 GPU 탑재 모델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일 시기를 잘 맞추면 599달러 수준에서도 충분한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다양한 명작 게임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윈도우의 매력은 맥북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입니다.

아이폰 칩셋, 맥OS 데스크톱 경험에 충분할까?

루머에 따르면 애플은 599달러 맥북에 A18 프로 또는 A15 바이오닉 칩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아이폰 16 프로(A18 프로)나 아이폰 13 프로, 아이폰 14 일반 시리즈(A15 바이오닉)에 사용되는 스마트폰급 프로세서로, 기존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에 들어가는 M시리즈 칩과는 그 결이 다릅니다. 물론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의 성능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아이폰급 CPU’입니다.

이미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는 노트북급 M시리즈 칩을 사용하며 높은 성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99달러 맥북은 아이패드 에어보다 낮은 성능을 보일 가능성이 크며, 반면 데스크톱급 운영체제인 맥OS를 구동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아이폰 칩 기반 CPU가 과연 맥OS 사용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데스크톱 성능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벤치마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맥북을 구매한다면 몇백 달러를 더 들여 데스크톱용 CPU가 탑재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익숙함과 다양성의 부재: 윈도우 사용자의 고민

저는 개인적으로 윈도우를 선호합니다. 책상 위에는 윈도우 데스크톱 PC를 두고 게임을 하거나, 로컬 AI를 실험하거나, 기타 생산적인 작업을 처리합니다. 거실에도 TV에 연결된 또 다른 PC가 있습니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모두에서 같은 소프트웨어, 같은 환경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옮길 때마다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입니다.

과거 외부 업무용으로 맥북을 사용했던 경험을 되짚어보면, 윈도우 PC와 맥북을 오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복사 단축키만 봐도 윈도우에서는 Ctrl+C, 맥에서는 Command+C로 달라집니다. 손가락 위치를 바꾸는 사소한 차이들이 누적되면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윈도우 데스크톱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 특히 게이밍 PC 중심의 사용자라면 맥북을 새로 들이기 전에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이유입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599달러 맥북은 13인치 크기의 노트북이 될 전망인데, 포트 구성 역시 현재 맥북 에어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USB 타입-A, HDMI 출력, SD 카드 슬롯, 이더넷 포트 등을 원한다면 별도의 어댑터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함은 여전할 것입니다. 터치스크린, 투인원(2-in-1) 폼팩터, 펜 입력 등 윈도우 노트북이 제공하는 다양한 옵션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애플 생태계에서 비슷한 기능을 얻으려면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을 각각 구매해야 하니, 맥북은 여전히 윈도우 노트북이 제공하는 ‘다양성의 세계’와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599달러라는 가격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애플 실리콘의 이름값에 기댄 보급형 맥북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일지는 다시 한번 따져볼 문제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된 맥 경험’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몇백 달러를 더 지불하고 M시리즈 칩이 탑재된 모델을 선택해 ‘진정한’ 맥 경험을 즐기거나, 아니면 여전히 강력한 윈도우 PC의 다양한 매력에 머무르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