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헬스케어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 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장들이 대거 출격한다. 삼성, 셀트리온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비롯해 차세대 경영진까지 직접 현장을 찾아 기술수출, 사업 제휴,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등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바이오 ‘CES’, 한국 기업의 위상 강화
내년 1월 12일부터 15일(현지시각)까지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개최되는 제44회 JPMHC는 머크, 화이자,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연간 경영 전략과 중장기 연구개발(R&D) 계획을 공개하는 자리다. 매년 대형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이 잇따라 ‘바이오 업계의 CES’로 불리며 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디앤디파마텍, 휴젤 등 국내 5개 기업이 공식 발표 무대에 올라 자사의 기술력과 사업 전략을 전 세계에 알린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핵심 기업들이 모이는 메인 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알테오젠, 디앤디파마텍, 휴젤은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글로벌 투자자 및 제약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수장급’ 전면 배치…승부수 던지는 K-바이오
이번 JPMHC에서는 국내 기업 최고경영진과 차세대 리더들의 직접적인 활동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림 대표는 6년 연속 현장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 및 고객사 미팅을 주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과 미국 GSK 생산시설 인수 이후 첫 JPMHC 무대인 만큼, 한국과 미국을 잇는 이원화 생산 전략과 중장기 CDMO 비전을 공개하며 글로벌 위탁생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에서는 서정진 창업주 대신 서진석 대표가 단독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서 대표는 공식 발표와 함께 주요 투자기관 및 제약사들과 직접 사업 논의를 진행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는 경영 전면에 나선 2세 리더십을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3세 경영진의 행보도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현장을 찾아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자들과의 미팅을 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파트너링 미팅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력 입증 나서는 차세대 주자들
공식 발표 기업 외에도 유한양행, 한미약품,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온코닉테라퓨틱스, 알지노믹스 등 다수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공식 및 비공식 미팅을 통해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임상 중간 데이터를, 알지노믹스는 RNA 편집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JPMHC는 단순한 투자 설명회를 넘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현장 비즈니스’의 성격이 강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직접 보내는 것은 글로벌 무대에서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JPMHC는 K-바이오가 세계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