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한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를 내년부터 추진한다. 이는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으로 국내 증시 기반을 강화한 데 이은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수급 지원책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ISA 세제 혜택 확대 방안이 최우선으로 검토되는 가운데, 비과세 한도 상향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세제 혜택 확대 논의 가속화…정부·국회 “비과세 한도 올려라”
기재부는 ISA를 이용해 국내 주식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경우 비과세 한도를 현재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농어민형 비과세 한도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소액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미국 주식으로 투자가 쏠리는 국민적 우려를 제도 도입 과정에서 적극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기본 비과세 한도 200만원(서민형 400만원)을 유지하되, 최소 가입 기간인 3년 이후 1년이 넘을 때마다 비과세 한도를 100만원씩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형과 서민·농어민형 비과세 한도를 각각 500만원, 1000만원으로 즉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비과세 한도를 폐지해 ISA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비과세하는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해외 ETF 쏠림 현상…비과세 확대 역효과 우려
ISA 세제 혜택 확대의 주요 쟁점은 국내 투자와 해외 투자 상품의 구분이다. 국내 상장 주식 매매차익은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가 아닌 이상 비과세이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ISA에서 수익이 발생해도 전액 국내 주식이라면 비과세 한도와 관계없이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일반 계좌 투자와 비교해 차별이 없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는 ISA에서 투자할 때 훨씬 유리하다. 일반 계좌에서 거래하면 분배금(배당)은 물론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며, 다른 이자·배당소득과 합산해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ISA에서 투자하면 손익 통산 후 기본 2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200만원을 넘는 이익은 9.9% 단일세율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ISA에서는 해외 주식형 상품 투자가 활발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중개형 ISA 편입 종목 중 해외 ETF가 32.1%로 국내 주식(3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해외 ETF의 대부분은 국내 시장에 설정된 미국 S&P500지수나 나스닥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ISA 비과세 한도를 무작정 늘릴 경우 국내 투자보다 미국 주식시장 투자만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납입 한도 증액’ 회의적…국내 투자 활성화 대안 모색
정부는 ISA에서 해외 ETF 투자를 막거나 수익을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면 오히려 가입자가 줄면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ISA에서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채권형 ETF에 투자해 받게 되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한도와 무관하게 비과세 특례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 양도차익을 비과세 한도 계산에서 빼주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한편 5년간 총 1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ISA 납입 한도 증액에 대해서는 정부가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납입 한도를 채우는 투자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중개형 ISA의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470만원에 그쳤으며, 전체 ISA로 범위를 넓혀도 평균 647만원에 불과했다.
에네 기자 (ene@dailyno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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